이 책은 본문 7꼭지의 글과 부록으로 되어 있다. ‘서문을 대신하여’에서 저자는, 우리 민족의 ‘한’ 정신, 곧 토박이 정신의 근원을 추적하고, 이 정신이 유린당한 채 버려져 있다가 한국 기독교청년회 지도자들에 의해 자각되고 보존되어 왔음을 발견한다. 아울러 한글에 각별한 사랑을 쏟게 된 계기와 과정을 진솔하게 밝힌다.
1. ‘예수쟁이와 예수꾼’에서는 기독교 전래와 함께 예수쟁이, 예수꾼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연과 그에 스민 고난의 역사를 짚어본다.
2. ‘천민들의 신앙산맥’에서는 초대 교회에 모여들었던 사람들과, 그들이 모여 생겨난 교회들의 특징 밑 역할이 갖는 의의를 살펴본다.
3. ‘관잣골의 박가 성춘’에서는,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복음을 통해 새사람이 되고 마침내 우리나라 노예해방운동의 선봉이 된 박성춘(승동교회 초대 장로)의 이야기를 통해 기독교가 불쌍한 백정들을 비롯한 천민들을 해방시켰을 뿐 아니라 복음 전도에 큰 역할을 했음을 밝힌다.
4. ‘왕손 이 목사와 마부꾼 엄 영수’에서는, 귀족이며 왕위에 오를 뻔한 왕손 이재형이 예수 믿고 목사가 되어 목회하며 선비담게 선한 일을 하다 세상을 떠난 사연을 돌아본다. 이런 정황을 통 모르고 관심조차 두지 않는 세태는 물론, 세상인심과 그리 다를 바 없는 교회 인심에 대해 질타한다.
한편, 그가 방랑 생활 도중 선영을 찾아가다 만난 충직한 마부꾼 엄씨 영수(領袖, 이름은 귀현)가 그를 모시면서 전도하던 인상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수년 뒤 우연히 다시 만난 엄 영수는 전도에 힘쓰고 이웃을 위해 선을 행하다 안타깝게 6·25동란 때 피난길에 폭격에 세상을 떠나는데, 저자는 엄 영수에 대해서도 한국 교회가 너무도 무심한 실태를 지적한다.
5. ‘선비 및 양반 교회’에서는, ‘선비’를 어원으로 풀이하고 조선시대 선비의 덕목을 이야기하며, 우리 고유의 선비정신을 돌아본다. 잘못된 선비정신을 받아들인 기독교의 실상과 잘못된 선비정신에 비판을 가한 기독교 지도자들을 언급한다. “선비정신은 예수님의 산상보훈과 통하는 점이 많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토박이 선비정신 없이는 올바른 예수쟁이가 될 수 없음을 확신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중요한 메시지다. 바로 이런 정신이 제대로 구현된 양반교회의 예로 안동교회와 묘동교회를 언급하며, 안동교회 박승봉 장로와 김우현 목사 등 을 통해 양반교회의 선비정신을 돌아보고 이들이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으로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 한편 3.1운동 배후의 인물인 월남 이상재, 인촌 김성수, 장로교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목사 가운데 하나인 한석진 목사, 재일본 조선기독교회를 창설한 김정식, 한글성서번역에 큰 역할을 한 이수정, 차재명 목사 등이 삶과 신앙에 대해서도 다룬다.
6. ‘성령강림의 땅 원산’에서는, 산, 포, 진 등의 글자가 붙은 지명의 예와 유래를 설명하며, 축복받은 땅 원산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만남의 장소’ 원산에서 원산 토박이들과 선교사들의 만남은 놀라운 것이었고, 한국 교회의 부흥운동, 곧 성령강림이 결국 이곳에서 비롯한 것임을 밝힌다. 서로 다른 배경과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 회개하여 중생을 얻고 서로 만나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그 과정에서 ‘기도꾼’을 천하게 여기는 우리네 사람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7. ‘남편 찾아 하와이로’에서는, 민영재라는 양반의 아들 형제 가운데 장남 민의식의 이야기를 통해 하와이 이민 당시의 역사를 짚어보고, 애환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한편, 부록 가운데 ‘애꿎은 나라 운명과 개신교의 선봉들’에서는 대원군 통치기의 실상을 배경으로 개신교 선봉에 선 이들의 특징을 이야기하며, 초대교회의 ‘굉장한 이단자’의 하나인 알렌의 자취를 조명한다.
‘양인이냐, 한인이냐?’에서는 한국 기독교의 최선봉에 선 이들이 양인뿐만 아니라 한인들 가운데도 있었으며, 그들이 결국 토박이 신앙산맥의 큰 줄기를 이루어 왔음을 밝힌다.
‘호랑이 계곡에서 연애를 하다’에서는 가난과 질병과 무지와 쓰레기로 뒤덮인 한국이 왜 선교의 고전지(苦戰地)였는지 언급하면서, 낭설의 전통이 특히 많은 사람들의 삶을 왜곡시키고 힘들게 한 계기임을 진단한다.
‘민비의 가슴을 헤치다’에서는 ‘최초의 진찰기’을 통해 동양인의 윤리가 지배하던 당시 여인들이 겪어야 했던 질곡의 역사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