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제자 정성욱 교수의 쉽고 명쾌한 기독교변증.
[책의 특징]
‘기독교변증’(Christian apologetics)이라 하면 신학교 수업 시간에나 들어봄직한 용어로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용어만 어려운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도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서 왠지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이론에 불과한 학문적 요소로만 생각하게 된다. 정말 그런가?
정성욱 교수가 쓴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변증》을 조금이라도 읽어 보면 그 생각이 바뀔 것이다. 먼저 차례를 펼쳐 보라. 여태껏 신앙생활 하면서 고민해 본 문제들, 결코 낯설지 않은 주제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중 내가 지금껏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찾아 읽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기독교변증이 무엇인지.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기독교변증은 매우 이론적이고 철학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일반 성도들은 지레 겁을 먹고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독교변증은 불신자들이 혹은 타종교인들이 수없이 질문하고 공격해 온 문제에 대해 기독교의 진리 됨을 변호해 가는, 그야말로 그들에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크리스천의 무기’이다. 성경을 들이밀며 성경에 나왔으니 그냥 믿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 주면 과연 그들이 믿겠는가? 이 무기를 지금껏 사용해 보지 못한 것은 평신도인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장군의 무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렵고 딱딱해서 평신도들이 겁을 먹고 있는 기독교변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아탑 안의 이론적 서술이 아닌 현장감을 최대한 살린 대화체 서술을 함으로써 쉽고도 명쾌하게 내용을 풀어 쓰고 있다.
양복과 드레스를 입고 와인 한 잔의 격식을 갖춘 정찬(正餐) 기독교변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쉽고 재미있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빡빡한 일상을 벗어나 창 넓은 카페에 앉아 친구와 차 한 잔 마시는 티타임(tea-time)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볼 만한 경쾌한 책이다. 제목 그대로 정찬 기독교변증이 아닌 티타임 기독교변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