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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 상실의 로맨스

10,800

저자 토스카 리

역자 홍종락

발행일 2012.5.3

상세정보 무선 / 440page / 130×190(mm) / 412g

ISBN 9788936509194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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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상실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묘사된 소설!
 
Christian Fiction Review 2008 베스트 소설
“탁월한 스토리텔링” ― 〈Publishers Weekly〉
 
1. 최초의 여자 하와의 절망과 소망, 고통과 승리의 드라마 
토스카 리는 ‘성경에 너무 익숙해진 독자들의 머리에 찬물 한 바가지를 붓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성경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상상력을 발휘해 파고들어, 성경의 사건들을 왜곡시키지 않으면서도 더욱 생동감 있게 창조해 내는 것이다. 처녀작 《데몬》이 인간의 창조, 타락, 구속 이야기를 악마의 관점에서 보았다면, 《하와》는 같은 이야기를 하와의 관점에서 본 소설이다. 《하와》는 성경을 잘 아는 독자에게도 처음 읽는 듯한 신선함을 준다. 하와와 아담은 낙원에서 어떻게 추방되었을지, 유배지에서 생존하는 법을 어떻게 배웠을지, 가인의 이마의 표는 어땠을지 등을 상상의 나래로 실감 나게 묘사했다. 작가는 창세기의 이야기에 살을 붙여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드라마로 각색해 냈다. 
 
2. 인류의 시작과 현대인의 불안을 잇다
최초의 여자 하와는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하와》는 우리와 같은 이성과 감정, 욕구를 지닌 여자로 하와를 진지하게 다루었다. 하와와 아담은 부족한 것 없는 세상에서 온전한 기쁨과 만족을 누리는 연인이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이었고, 서로를 향해 육체적인 욕망을 느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한 쌍이었다. 동물들도 그들의 생각과 말을 알아듣고 순종한다. 그러나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간 이후 그들은 낙원을 상실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친밀한 언어가 아닌, 침묵과 증오가 쌓인다. 친구 같았던 짐승들, 잔잔했던 강이 이제 그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작가는 연이은 사건들을 통해 최초의 여성이 겪는 소통 부재, 생존을 위한 고투, 현대 성인 여성이 고민할 법한 인생의 굴곡을 그려 낸다. 일에 빠져 소통을 거부하는 아담에게 증오와 적개심을 느끼는 한편, 자신의 배에서 나온 두 아들 간에 일어나는 살인과 추방에서 어머니로서 느끼는 고통 등이 절절히 묘사되었다. 하와가 정말 이런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사건과 이야기가 사실적이고 생동감이 있다. 자신의 선택에 마음 아파하고 상실한 모든 것 때문에 좌절하는 하와에게 독자들도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다. 
 
3. 줄거리
에덴동산에 누워 있는 하와. 그녀에게 들려오는 속삭임, ‘깨어나라’. 눈을 뜨자 자신을 지켜보며 환성을 지르는 아담이 있다. 하와는 아담과 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 하나님과 투명하게 연합되었고, 아담과 수치도 죄책감도 없이 사랑을 나누었다. 신과 타인과 동물을 이해하는 순전한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아름다운 날개가 달린 뱀이 하와에게 다가와 속삭인다. 신이 금지하신 열매를 먹으면 죽음이 뭔지, 선악이 뭔지 ‘신처럼 알게 된다’고. 열매를 먹은 하와와 아담은 알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알게 되고,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을 겪게 된다. 낙원에서 추방된 그들은 하나님과 짐승, 그리고 서로 간에 소통이 어려워졌음을, 악과 고통과 죽음이 무엇인지를 서서히 깨닫게 된다. 뱀의 말은 틀린 부분이 거의 없었다. 아주 일부가 왜곡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치명적이었을 뿐.
언젠가 그들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부수고, 낙원을 다시 찾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하와와 아담은 낯선 동산 밖 세상에서 온갖 역경을 겪는다. 인간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크신 어머니’, 천 살이 넘은 하와는 죽음을 앞둔 아담에게 낙원을 보여 주려 여행길에 나선다.

저자

토스카 리

한국계 미국인. 1969년생. 아버지 이상문과 어머니 Laura Moncrief 사이에서 태어남. 영문학, 국제관계 학사, 옥스퍼드대학에서 국제경영 공부함. 리더십 컨설턴트로서 환태평양 지역, 유럽과 미국의 여러 기관의 관리자와 리더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일한다. 1996년 미시즈 네브래스카-아메리카와, 1998년 미시즈 네브래스카-미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미시즈 미국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 유방암 퇴치를 위한 많은 노력으로 미국 전역에서 찬사를 받았다. 여유 시간에는 요리를 즐기고, 역사와 신학을 공부하거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길 좋아한다. 현재는 네브래스카에 살고 있다. 

 

역자

홍종락
서울대학교에서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에서 4년간 일했다.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번역하며 배운 내용을 자기 글로 풀어낼 궁리를 하고 산다. 저서로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정영훈 공저, 홍성사)가 있고, 《성령을 아는 지식》,《루이스와 톨킨》, 《루이스와 잭》, 《교회 다니는 십대, 이것이 궁금하다》, 《개인 기도》, 《꿈꾸는 인생》, 《영광의 무게》(이상 홍성사), 《내 눈이 주의 영광을 보네》(좋은 씨앗)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다. <2009 CTK(크리스채너티투데이 한국판) 번역가 대상>을 수상했다.

책속에서

‘당신은 죽지 않아요.’ 뱀이 혀를 찼다. 그런 소리를 내다니 이상했다. ‘하나님은 당신이 그것을 먹는 날에는 눈이 열릴 줄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뿐이에요.’
나는 망설였다. 그 자리에서 보니 강물이 더욱 활기차 보였다. 아니, 모든 것이 더 생기 넘치고 아름다워 보였다.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내 눈은 지금도 열려 있어.” 
‘선과 악을 아는 신의 눈은 아니지요.’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당신이 그것을 먹는 날에 눈이 열릴 거예요. 하나님은 그것을 아주 잘 아세요.’ 

(중략) 

뱀이 관목 안에서 사라지더니 나무 몸통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밝은 색 발톱으로 부드러운 나무껍질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낮게 드리워진 가지 위로 뛰어올라 거기 달린 열매에 주저 없이 이빨을 박아 넣었다. 열매의 상처에서 진홍색 액체가 배어나오며 향기가 퍼졌다. 석류나 자두보다도 더 사람을 사로잡는 향기였다.
― 67-69면

*

며칠 후, 언제나처럼 카인과 헤벨에게 점심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카인과 둘만 있게 되었을 때 내가 말했다. “네 아버지는 네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고 보신다. 아버지 말씀이 옳아. 하지만 내 품에는 늘 네 자리가 있다. 누구도 어미와 자식 사이를 가로막을 수 없어.” 동물들 중에서는 새끼를 낳은 후 짝을 피하는 암컷들이 있었다. 수컷들이 제 짝이 낳은 새끼를 죽인다는 증거도 발견했다. 암컷이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막아 발정기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 사실을 발견한 후 나는 몸서리치고 분노했었다. 연관성은 없지만, 카인이 자칼을 죽인 날 밤 아담이 보인 반응은 그런 수컷들의 행동을 연상케 했다. 안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동물처럼 되어 버렸는데 이 부분에서도 그렇게 되는 걸까? 
“알아요, 어머니.” 카인은 그렇게 말하고 내게 몸을 기댄 뒤 젊은 팔로 내 허리를 안았다. 나는 그 카인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아들의 착한 마음씨가 고마웠고 그 부드러움이 한 해만 더 지속되기를 바랐다. 
― 206-207면

*

“당신은 우리가 변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요. 우리 삶은 너무나 달라졌어요. 난 절반도, 아니 십분의 일도 모르겠어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마침내 내 좌절감의 근원이 드러났다.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고 과거와 우리에게 닥친 곤경과 벌어진 모든 일의 의미를 생각하는 나, 그분의 말씀이 미래를 점치는 옷감의 고운 무늬라도 되는 듯 그 말씀을 놓고 궁리하는 내가 그 모든 일을 혼자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의미를 찾는 일의 부담을 왜 늘 나 혼자 져야 한단 말인가? 이 땅에 생각하는 인간이 나 혼자란 말인가? 
― 223면

*

“아버지의 눈길이 비스듬히, 어떤 것에도 고정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때 아버지가 지난 일을 생각하신다는 거, 저는 알아요. 아버지는 두 분이 함께 나오신 그곳을 자주 생각하세요. 제 기억으로는, 아버지 얼굴에 그 표정이 어리는 것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았어요. 그때 아버지가 어머니 생각을 한다는 거, 저는 알아요. 가끔 그러다 미소를 지으시거든요. 아주 약간요.”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276면

*

내 다리는 강하고 지치지 않는다. 나는 별들을 걸치고 빛을 입는다. 내가 달리는 것을 보라. 내가 달리는 것을! 
웃는 소리가 들린다. 나의 웃음이다. 나의 노래는 하늘까지 올라간다. 오늘밤 내가 아담의 품에 누울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언제나처럼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
깨어나라! 
― 421-422면

저자 후기

이 책을 쓰게 된 배경―토스카 리

내가 《하와》를 쓴 이유는 《데몬》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와 종교 문화에 너무 깊이 뿌리내린 나머지 상투적인 것이 되어 버린 기독교 신앙의 개념들을 좀더 깊이 검토하고 다시 살펴보고 싶어서였다. 나는 상투적인 것을 싫어한다. 나는 여러 질문들로 학자들과 신학자들을 괴롭혔다. (중략) 동산의 위치, 아담과 하와가 낳은 자녀 수, 아담이 죽을 당시의 인구, 아담과 하와가 서로에게 충실했는지의 여부, 타락 이전에 그들이 동산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아벨이 살해당했을 때 나이, 놋의 위치와 의미, 하와는 얼마나 살았는지, 그들은 어떤 법을 받아들였는지, 혹은 어떤 자연법에 따라 살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아담이 하나님과 대화할 때 어떤 언어를 썼는지 확인할 길은 없다. 한 미드라시 자료는 히브리어였다고 가정하지만, 토라는 이스라엘 민족의 방언으로 기록되었다. 나는 내가 만들어 낸 캐릭터들에게 히브리어 이름을 붙였고 창세기에 언급된 주요 인물들의 이름도 히브리어 원음을 살렸다. 그것은 순전히 정형화된 아담과 하와, 가인과 아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그들을 새롭게 검토하고 싶었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의 본질과 의미, 평등성을 하나님이 설계하시고 창세기 저자가 그 내용을 기록한 것, 그리고 좋건 나쁘건 세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검토해야 한다. 그 일을 소홀히 한다면 태만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