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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 사상사 2_공적 신앙의 윤리

19,800

양현혜
2025.12.19.
무선 | 148*210 | 400쪽
978-89-365-1604-8(0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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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개신교의 존재 양식과 본질에 비추어
한국 개신교의 현주소를 가늠하다

⟨한국 개신교 사상사⟩ 총서는 140여 년을 지나온 한국 개신교가 ‘수용-학습-재생산’의 과정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를 질문하며, 말의 ‘오염’을 넘어 참된 신앙 언어를 회복하고 오늘의 교회에 필요한 자기 쇄신을 촉구하는 사상사적 성찰이다. 관념적 논의가 아닌, 실존적 신앙을 토대로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변증하고자 한국의 역사적 현실 가운데 스스로 살아낸 신앙의 실험을 한 사람, 김교신이 씨름해 온 문제들을 통해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재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저자는 김교신이 제기한 말의 ‘오염’과 관련된 중요한 개신교 키워드 12개를 선정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고유의 의미 내용을 갖는 이러한 말들의 유통에 대해 김교신이 조선 개신교의 ‘오염’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어떠한 것이었으며, 이를 시정하고자 제시한 내용은 무엇인지 그의 대표적인 글들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2권 ⟪공적 신앙의 윤리⟫에서는 ‘전도, 예언, 종교개혁과 무교회, 기독교와 국가권력’이라는 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공적 영역과 일상성 안에서의 기독교를 이해한다.

사회‧정치라는 공공적 영역을 포함한 일상성 안에서
기독교는 어떻게 관여하고 연대해야 하는가

김교신의 ‘존재의 전도’ 호소는 학생들과의 일화를 기록한 김교신의 일기에 잘 드러나 있다. 제자였던 손기정 선수를 비롯해 그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전인적으로 깊이 알고자 했고, 늘 소통했으며, 눈물로 기도한 스승이었다. 자신의 일상의 삶을 통한 ‘존재의 전도’만이 기독교에 대한 증언 능력이 있다고 본 생각은 그의 무교회주의에서 나온 필연적인 귀결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무교회주의는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 즉 오직 구원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교회가 구원을 관리하는 기관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증거하는 자리는 교회 안이 아니라 평범한 삶, 곧 정치‧사회라는 공공적 영역을 포함한 ‘일상성’ 안에서라고 보았다. 따라서 사적 영역뿐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공적 영역에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신앙적 책임이었다. 김교신의 ‘존재의 전도’는 기독교의 본질 즉, 기독교의 신이 약자의 자존을 보존하는 신이라는 것, 약자의 자존을 보존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지는 ‘서로 주체성’이 실현되는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신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궁극적으로 이 책이 도달하고자 하는 논의점은 마지막 장에 전개된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와 ‘복음과 예언의 상호 공속성(共屬的)’에 의거한 한국 개신교의 신앙적 역할에 대해서이다. 이에 저자는 기독교사에서 정치‧신학적 문제의 중심에 있는 로마서 13장의 해석을 둘러싼 국가권력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면밀히 관찰하고, 한국 개신교에 정교분리 원칙이 어떻게 수용‧이해되고 역사적 상황 속에서 변화되며 결과적으로 국가권력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책속에서

김교신은 복음과 예언의 관계는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공속적(共屬的)’ 관계라고 보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기독교는 인간을 외적 억압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해방하여 참주체로 세우려는 종교이다. 따라서 기쁜 소식, 즉 복음이다. 그런데 피조물적 존재이면서 마치 창조주인 것처럼 인간을 억압하려는 의식이나 제도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기독교의 복음은 이러한 제도와 의식에 비판·항거하며 가장 작은 자의 자존을 보장하는 신적 공의의 공동체를 대망하는 예언과 늘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 예언이 없는 복음이란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위선적이고 때로 사악하기조차 하다. 또한 복음이 없다면 예언은 그것을 지탱할 희망과 용기를 어디에서 공급받겠는가. 따라서 복음과 예언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복음과 예언은 서로가 서로에게 속하며 상호 실현을 조건 지우는 ‘실존적 순환’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저명한 구약학자인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이 “미국의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교회가 순응하게 된 내적 원인은, 성서의 예언자 신앙 전통을 버리고 그 결과 교회의 정체성을 상실한 데 있다. 예언자는 한 사회의 지배 문화에 적응하고 동화되어 거룩성을 상실해 가는 교회를 경각시키는 사람이다”라고 한 것은, 이러한 복음과 예언의 공속성을 지적하는 말이라고 할 것이다. _102-103쪽(2-2. 복음과 예언의 공속성)

그렇다면 오늘날 바울이 호소하는 세속적 권위에 대한 충성은 어떠한 형태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유럽 정신사에서 나타난 로마서 13장의 해석사를 연구한 미야타[宮田光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바울이 말하는 ‘복종’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올바르게 지키고 합의에 근거한 민주적 결정을 만들기 위해 봉사할 것을 뜻한다. 또한 로마서가 말하는 ‘선한 일’이라는 사회적 과제에 인도되어, 잘못된 정책 결정에 반대하는 시민적 불복종이나 비폭력의 직접적 행동을 취할 수도 있겠다. 나아가 ‘양심’을 비판적인 행동의 근거로 세운다면 부패한 국가권력에 대한 정치적 저항조차, 로마서 13장 1절 이하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_268-269쪽(4-3. 한국 개신교에 나타난 로마서 13장과 국가권력과의 관계)

‘무교회주의’는 오늘날에도 많은 오해가 있는 개념이다. ‘무(無)교회’가 흔히 교회를 없애자는 의미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교신의 무교회주의는 더 적극적인 의미였다. 무교회주의는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 즉 오직 구원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며 따라서 교회는 구원을 관리하는 기관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또한 김교신은 종교개혁의 ‘만인제사장주의’에 입각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그리스도를 만나 자기의 삶을 형성해 가는 것, 즉 단독자로서 신자 개개인이 신앙의 주체라고 보았다. 그렇다고 교회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리스도와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하는 신자들의 자유와 사랑의 연대로서의 교회를 김교신은 환영했다. 그리고 기독교 신자가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증거하는 자리는 교회 안이 아니라 나날의 평범한 삶, 즉 정치·사회라는 공공적 영역을 포함한 ‘일상성’ 안에서라고 보았다. 즉 ‘일상의 삶=예배’라는 것이다. _341-342쪽(나가는 말)

차례

책머리에

1장 전도
1 김교신과 전도
2 존재의 전도
3 일본 개신교의 조선 전도

2장 예언자
1 김교신과 예언자
2 복음과 예언의 공속성
3 구약성서의 예언과 예언자들

3장 종교개혁과 무교회주의
1 김교신과 종교개혁 그리고 무교회
2 제2의 종교개혁
3 우치무라 간조의 루터 이해와 그 비판적 계승 양식
4 일본 무교회와 그 현황

4장 기독교와 국가권력
1 김교신과 국가권력
2 공의, 역사의 철칙
3 한국 개신교에 나타난 로마서 13장과 국가권력과의 관계
4 로마서 13장 1-7절 석의
5 정교분리 이해를 통해서 본 한국 개신교와 정치권력의 관계

나가는 말
원문 자료
참고 문헌

저자

양현혜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사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카무라 하지메 종교연구상(1996)과 김교신학술상(2023), 이화학술상(2025)을 수상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윤치호와 김교신: 근대 조선에 있어서 민족적 아이덴티티와 기독교》(1994), 《근대 한일관계사 속의 기독교》(2009), 《김교신의 철학: 사랑과 여흥》(2013), 《우치무라 간조, 신 뒤에 숨지 않은 기독교인》(2017)이 있으며, 《야스쿠니 신사》(2002), 《국가와 종교: 유럽 정신사에서의 로마서 13장》(2004),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2015), 《전도의 정신》(2024) 외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