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제25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신앙일반 부문> 우수 도서 수상!
‘한恨’을 딛고 ‘한계’를 넘어 새 시대의 여명이 된 사람들!
값비싼 향유를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은 여인의 과감한 행동에, 그 주위에 섰던 남자들이 놀라며 그 여인을 책망했지만, 예수께서는 오히려 여인의 용기를 칭찬하시며 세상 어디든 복음이 전해지는 곳에는 그 여인의 행한 일도 함께 전파될 것이라 하셨다(막14:3-9).
예수께 칭찬 들었던 그 여인처럼 우리 신앙의 옛 어머니들의 삶도 그러하였다. 복음의 진리를 깨닫고, 그 진리가 주는 자유와 해방을 온전히 받아들인 조선의 여인들은 과감히, 유교의 구습으로 점철된 가부장 문화의 족쇄를 끊고 일어나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새 역사의 물꼬를 트는 주역들이 되었다.
남편의 외도에 속수무책 속앓이만 하던 전삼덕은 예수를 만난 뒤 이북지역에서 맨 처음으로 휘장 세례를 받은 주인공이 되었으며, 보쌈 위기 속에서 이리저리 도망 다니던 김세지는 기독교 진리를 만난 뒤 보호여회와 과부회 회장으로 활약하는 여성 리더가 되었다. 또 “밥 먹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김점동이 예수를 만나 거듭난 뒤에는 미국 유학을 하고 돌아와 한국인 최초로 여성 의사인 김에스더가 되었으며, 어려서부터 ‘무당집 딸’로 손가락질 받으며 결국 미쳐 버리기까지 했던 주포기는 예수를 만나 온전한 진리를 안 뒤, 해주지역 개척 전도부인으로 활약하는 주룰루가 되었다.
그 외에도 결혼 3일 만에 과부가 된 여인,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가 된 여인, 양반집 규수로 태어나 한 번도 집 밖에 나가 본 적 없는 여인, 읽을 줄도 쓸 줄로 몰랐던 까막눈의 여인들이 복음을 통해 무지에서 눈을 뜬 후, 가정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혁하며, 나아가 비운에 처한 나라와 교회를 위해 몸 바쳐 투쟁하는 여성 리더들이 되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해방의 복음을 받아들여 민중과 교회와 나라를 위해 자신의 가장 귀한 옥합을 깨뜨렸던 신앙의 옛 어머니들 이야기는 복음이 전해지는 곳곳마다 함께 전파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 이후 이덕주 교수의 두 번째 책
성실한 연구와 탁월한 글쓰기로 한국 교회사 분야의 거목으로 자리 잡은 이덕주 교수는 작년 5월에 출간된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를 통해, 그간 교회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로 한정되어 있던 ‘이덕주 마니아 층’을 일반 평신도까지 포괄ㆍ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대부분 한국 기독교인들은 교회사에 관심이 적고, 관련 책을 찾는 독자도 드물다고 하기 때문에, 초기 교회사를 다룬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를 읽고 그 깊이와 글맛에 감동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자진하여 입소문을 내 준 덕분에, 출간 초기의 우려는 거뜬히 씻어낼 수 있었고 오히려 이덕주 교수의 다음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문의를 자주 받아야 했다.
《한국 교회 처음 여성들》은 이미 16년 전 기독교문사에서 한 번 출간된 적이 있지만, 2쇄를 끝으로 절판되었기 때문에 그 뒤로 이 책을 찾는 독자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이제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책의 먼지를 털어내고, 16년간 심화된 연구의 깊이를 더한 뒤, 부족하고 거친 부분을 보완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어찌 보면 이번에 새롭게《한국 교회 처음 여성들》을 개정하게 된 배후에는, 비록 무명의 여인들이지만 그 행한 일만은 믿음의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알려지기를 바라는 예수님의 마음이 작용했던 것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