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신학 박사 김치선 목사의 원전을 맛보다!
김치선 목사는?
‘한국의 예레미야’로 불린 고봉高峰 김치선(1899-1968)은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한 목사요, 신학자요, 교육자였다. ‘한국의 예레미야’라는 이 한마디는 그의 생애와 사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준다. 이는 그가 나라와 민족을 사랑했던 ‘애국자’요, 이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눈물로 기도했던 ‘기도의 사람’임을 드러낸다.
김치선은 장로교회 제1세대 신학자로서 한국 교회와 신학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일본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그 후 일본과 한국에서 활동했다. 고베중앙교회, 신주쿠중앙교회, 도쿄 메구로교회, 남대문교회, 창동교회, 청파중앙교회 등에서 목회했으며, 안양대학교의 전신인 대한신학교를 설립했다. 아울러 기도와 전도운동을 통해 한국 교회의 재건과 쇄신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해방 후 그는 전도운동 및 구령救靈운동을 통하여 한국 교회의 재건을 추진했는데, 해방된 조국에서 민족 복음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자유주의 혹은 진보주의 신학으로부터 한국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했다.
한국의 예레미야
김치선의 신앙과 목회 활동은 영혼을 향한 뜨거운 열정 그 자체였다. 애국애족의 마음은 그의 신앙 속에 살아 있는 애주愛主에서 비롯했다. ‘눈물의 선지자’, ‘한국의 예레미야’ 김치선의 민족을 향한 사랑과 열정은, 1944년 남대문교회에 부임하여 교회를 중심으로 전개한 기도와 회개, 그리고 전도운동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해방 후 혼란한 정국과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 민족이 살길은 오직 기도, 회개 그리고 전도뿐이라고 여겼다. 이를 위해 그는 구체적으로 300만 구령운동을 조직화하였다. 해방 당시 기독교 인구가 30만 정도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그가 펼친 300만 구령운동은 이 땅의 복음화에 쏟은 그의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김치선의 신앙과 삶을 대변해 주는 설교문, 각종 신앙 잡지 연재글 그리고 그의 친필 설교 등을 모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엮었다.
1부 “신앙과 민족”에는 김치선의 민족 사랑을 보여 주는 글을 모았다. 김치선은 민족의 현실과 복음의 역할 그리고 기독교 지도자들의 역할에 대하여 종종 이야기했다. 그는 어렵고 혼란스러운 민족의 현실 앞에서 기독교 지도자들의 눈물의 기도가 민족을 구하는 가장 귀하고 값진 일임을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다.
2부는 신학자 김치선의 신학을 보여 주는 글을 모아 “복음의 진수와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묶었다. 여기서는 복음, 신학, 신조, 하나님, 교회라는 주제를 포함한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그의 입장을 살펴보고자 했다.
3부는 1944년 발간된 《기독인의 초석》과 1960년대 발행된 <크리스챤 봉화>에 실린 글들을 중심으로 당시 기독교인들의 삶에 대한 그의 입장을 담아 보았다.
4부에는 구약학자인 김치선의 성경 이해를 보여 주는 글을 모았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신학교에서 구약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치선의 구약 강의는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그 가치가 적지 않다. 이 책에서는 각 권 해석의 총론 부분을 담아 대략적인 의미를 맛보고자 했다.
왜 다시 김치선인가?
김치선 박사는 그가 살아온 발자취가 갖는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심지어 그 역할이 무시되기도 했다. 이런 차에 KIATS(한국고등신학연구원)는 <한국 기독교 지도자 강단설교>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그의 설교와 믿음의 글들을 엮게 되었다. 이번 출간은 김치선 박사와 직접 연관이 있는 교단이나 신학교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에도 큰 의미가 있다. 눈물로 기도하고 전국을 돌면서 전도해 온 그의 열정 속에서 우리는 민족과 교회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가 한국 최초의 구약학 박사로 성경 강해와 해석에 주춧돌을 놓았을 뿐만 아니라, 신학적 가르침을 현장에서 실천해 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적 투철함과 현장에 대한 그의 열정은 오늘날 기독교인, 특히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 강한 도전을 준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민족과 교회를 가슴에 품고 울다 간 신학자요, 애국자인 목회자가 있었음을 알고 그의 정신이 계승되는 통로가 만들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