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순교자 이면에 감춰진,
‘열정의 설교자’ 주기철 목사를 만나다
신사참배 불복종!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순교의 길을 갔던 주기철 목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았으며, 또 어떤 설교를 했을까. 1958년 김인서가 편집ㆍ출간한 《주기철 목사의 순교사와 설교집》을 통해 널리 알려진 주기철 목사의 마지막 설교 “일사각오”와 “오종목의 나의 기원”은 오랜 투옥생활과 고문 앞에서도 꿋꿋하게 믿음을 지킨 강인한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러나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한국 기독교 지도자 강단설교 주기철》은 주기철 목사가 살아생전 직접 쓴 설교에 좀더 중점을 두고, 목회자로서의 주기철 목사는 어떠했는지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그동안 여러 판본의 설교집이 출간되는 과정에서, 주기철 목사가 직접 쓴 설교문이 아니거나, 혹은 편저자에 의해 그가 쓴 글이 변형되고 편집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원전 훼손의 병폐가 더 이상 없도록 하기 위해, 이번 《한국 기독교 지도자 강단설교 주기철》은 이미 출판된 판본들을 모으지 않고 주기철 목사 당시, 그의 설교가 실렸던 잡지와 신문을 직접 수집하여 한 문장,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확인하고 정리하였다. 따라서 조금은 투박하고, 또 조금은 거친 문장이지만 그러하기에 오히려 주기철 목사의 생생한 글맛과, 설교 행간에 녹아 있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 저항적ㆍ투사적 순교자의 이미지와는 달리 주기철 목사의 설교에는 늘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고백이 있고, 주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과 영혼의 목자로서 자상한 권면이 가득하다. 이 설교문을 통해 우리는 ‘강인한 순교자’ 이면에 감춰져 있던 ‘열정의 설교자’ 주기철 목사를 새롭게 만나게 될 것이며 순교와 거리가 먼 이 세대를 향한 진정한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가슴 끓는 외침을 듣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