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청년 지도자로서 한국 교회 개혁과 회복을 위해 헌신한 김호열 목사가 ‘지리산두레마을’에서 17년간 자연과 벗하며 체득한 지혜를 120여 편의 시로 담았다.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본향을 향한 나그네로서 공동체의 벗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그는 “도시에서 벗어나 생명과 빛이 가득한 자연에서 만나는 하나님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기쁘고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사람과 자연이 연대하는 길은 “노동”이며, 노동을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이웃을 만나고 이것이 시를 낳는 길임을 노래한다. 일상에서 길어 올린 그의 시를 통해 자연과 사람이 동행하는 길과 만물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편재(遍在)하심을 볼 수 있다.
저자
김호열
1955년 함경도가 고향인 부모에게서 출생했고,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합동신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2003년 미주 한인장로회(KPCA)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학원 선교 단체인 기독대학인회(ESF) 서대문 지구 책임간사, 기독교 월간지 <복음과상황>, 계간지 <두레사상> 편집인으로 활동했다. 두레공동체운동(DCM) 미주 본부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지리산두레마을’ 대표로 섬기고 있다.
차례
1부 약속으로 피는 꽃 2부 나는 너의 산제물 3부 무채색마저 삭아 무색으로
책속에서
P. 42
<수목장>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 모호한 삶의 경계, 주위는 온통 흐리게 밀려들어 생명에 뿌리 내린 소나무는 더욱 또렷하다
살아온 존재가 살아갈 존재를 만나 다정히 나누는 호흡 아릿거리던 심장은 소나무 박동에 힘 얻어 수액이 높이높이 올라 이식된 생명, 소나무로 살아난다 접기
P. 83
<발자취>
나그네 나란한 두 발자국, 같은 방향 걷는데 끊임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나지 않는 일정한 흔적
이해랑 오해랑 벌려논, 거리 미움과 사랑이 밀어내는, 갈등 두려움이 위로와 엇갈리는, 사이 집착이냐 포기냐 공존하는, 간극 타협하나 순수를 지키나 예민한, 견제 성공 실패가 남긴, 모순 만족이 연민과 주고받는, 긴장 확신인지 회의인지 계속된, 평행 왼쪽 오른쪽 지칠 줄 모르는, 대립 나와 나의 벌어진, 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