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라르와 하루키가 폭로하는
‘범속한 대중의 전체주의’
르네 지라르(Rene Girard, 1923~2015)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욕망도 그가 말한 모방욕망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누구도 ‘희생양 메커니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한편,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 )를 통해 우리도 ‘사유하지 않고 주어진 의무에 충실할 뿐인’ 범속한 대중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폭로하는 ‘범속한 대중의 전체주의’는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룬 많은 논의의 바탕을 이루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단순화된 논리 속에 희생되는 진리와 그 진리를 희생시키는 우리의 실체를 돌아보게 하고, 직면한 문제들을 직시하게 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 책의 구성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자연과학 중심의 단순화된 논리구조와 그로부터 희생된 진리의 문제를 다룬다. 그런 논리를 전개한 대표적인 무신론자가 버트런드 러셀이다. 여기서는 그의 무신론의 철학적 기반을 짚어 보고, 러셀의 입장을 반박했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과 괴델의 증명을 소개함으로써 그것이 지니는 신학적 의미를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지라르의 희생양 이론과 성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 보다 급진적이고 정의로우면서도 정통 복음을 옹호하는 지라르의 내러티브를 소개한다. 그리고 지라르의 논의를 확장시켜 니체를 비판하고, 하루키의 소설 《1Q84》와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을 분석하여 그 기독교적 의미를 찾아본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교회를 향한 비판적인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오해와 적대감에 기초한 비난, 엇나간 ‘희생양 근심’에 의해 희생되는 진리의 문제를 다루면서 기독교를 옹호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동시에 복음주의와 진보의 교집합과 둘 사이에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에 대하여 바람직한 기독교적 입장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