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자와 함께하시는 아버지의 진한 눈물을 보다!
17개월의 중국 감옥 생활로 깨달은 천국의 비밀,
차가운 감옥에서 쓴 눈물과 감동의 일기!
1. 신발 밑창에 숨겨 온 일기
2001년 12월, 한국의 한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한국행을 준비하는 탈북자들이 있었다. 중국 국경 지대 둥치에서 이들의 탈북 과정을 촬영하던 저자는 공안에 잡혀 3개월 동안 갇힌 몸이 되었다. 그 후 2004년, 도쿄방송과 계약을 맺고 탈북자들의 외국 공관 진입 과정을 취재하던 그는 다시 공안에 잡혀 17개월을 감옥에 갇혀야 했다.
외부와 철저히 고립된 환경, 언제 석방될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담당 공안의 배려로 받은, 비록 잘 나오지 않는 펜과 부족한 종이였지만 그는 깨알같이 일상의 자취를 적어 내려갔다. 그것은 북에 가족을 두고 내려와 고단하고 가난한 가장의 모습으로 살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화해의 편지가 되기도 했고, 옆방에 있는 조선(북한) 사람 형민과 ‘형제간’의 우애를 나누는 편지가 되기도 했으며, 어머니와 연인을 그리워하는 시가 되기도 했다. 감옥에서의 고백이자 편지이자 시였던 그의 일기는 꼬깃꼬깃 접어 신발 밑창에 숨겨져 있다가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
2. 아버지와의 화해, 그리고 서쪽나라
남한 사회에 뿌리 내리지 못하고 늘 주변만 맴돌던 아버지, 어렸을 적부터 가난하고 고달팠던 생활이 모두 아버지 탓이라 생각한 저자는 차가운 중국의 감옥에서 아버지를 떠올린다. “푸른 하늘 은하수~” 술을 마시고 오실 때면 아버지는 서쪽하늘을 보며 <반달> 노래를 부르셨다.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그리고 감옥에 갇힌 뒤에야, 고향과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노래를 부르시던 그 무능했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이 노래는 동시에 재송 씨를 떠올리게 했다. 재송 씨는 탈북에 성공하여 남한에 정착했지만 아내와 자녀들을 잊지 못해 2001년 여행에 함께 했다. 하지만 실패하여 가족들은 북송되었고, 재송 씨는 남한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탈북자들과 느릅 공장을 설립했으며, 탈북 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그러면서도 늘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잊지 못해 힘들어했다.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재송 씨의 모습에서 저자는 분단의 현실이 단순히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우리 민족 모두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분단의 상처임을 깨닫는다. 감옥에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아버지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게 된 것은 곧 남과 북의 화해와 용서의 길이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보여준 하나의 상징이었다.
3. 지극히 작은 자의 비밀
2001년 3개월간의 감옥을 경험한 그를 다시 중국으로 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갈망이었다. 가장 비참한 곳, 소망이 없는 곳, 소외된 자들이 있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강력히 체험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있는 곳, 그래서 하나님의 위로와 소망이 있는 곳이 천국이라면, 그 감옥도 천국이었다. 저자는 다시금 그 하나님을 경험하고자 탈북자들의 아픔에 함께하고자 중국으로 향했지만,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뜻하지 않은 오랜 수감 기간 동안 감옥에서 낮은 자들 가운데 계신 하나님을 경험한다. 스스로 낮은 자가 되어 이 땅에 임하신 하나님 말이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주님은 “나그네 되었을 때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 옷 입혔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던 자들”을 오른편에 두신다. 바로 주님이 나그네 되었었고 헐벗었으며 병들었고 옥에 갇혔던 지극히 작은 자였다고 말씀하시면서 말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자들임에도 우리가 애써 피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대상, 그들을 돕는 것이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따르는 것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