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신분에 매인 성직자의 아픔이 영혼을 맑히는 시가 되다
‘시편’은 구약성경 가운데 신약성경에 가장 자주 인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성도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동의보다 동감이 앞서는 피 끓는 고통과 번민의 강을 건너, 하나님 앞에 마땅히 올려야 할 감사와 찬양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 때문일 것. <우리들의 시편>은 이 같은 구약의 시편을 모티브 삼아 기획되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삶이 녹록지 않기는 매한가지…… 힘겨운 삶은 어느 누구도 비켜 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정없이 흔들리는 인생의 갑판 위에 원망과 탄식을 토해 낼지언정, 신앙의 밧줄을 놓지 않고 결국 승리의 깃발을 꽂은 이들이 있다. 그들의 고뇌는 언어의 살갗을 뚫고, 그들의 환호는 페이지 여백에 골짜기를 낸다.
시리즈 세 번째 책 《6월이 지나가고 있다》는 여러 교회를 옮기며 오랫동안 이민 목회를 한 목사의 독백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꿀떡 꿀떡 삼켜야 하는 설움, 그 누구도 대신 짊어져 줄 수 없는 고독이 시 바닥에 흐른다. 목사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고난, 목사이기에 자진해 겪는 고통이 시 마디마디에 절여져 있다. 스스로를 시인이 아니라 생각하는 후배 목사에게 선배 목사는 시를 계속 쓰고 있는지 이따금 확인하곤 했다.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그의 기도 자체가 서정시”이기 때문이었다.
홍성사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독교 시집’ 시리즈
<우리들의 시편>은 아마추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저자의 날숨 그대로를 담았다. 그 문체는 자기만의 색깔로 강렬하다. 단어 하나, 자간 하나도 묵직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언어가 진실된 표현을 넘어, 절망에 맞서 마침내 움켜쥔 승리와 희망의 발자취라는 점이다. 불의不意의 일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 가난‧오해‧불신‧시기‧무시‧수치가 난무하는 과녁 위를 걷고 있는 이에게 <우리들의 시편>은 실컷 울 수 있는 어깨를 내준다. 가만히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어느덧 새살을 돋게 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부축해 준다. 칠흑 가운데 밝아오는 빛을 바라보게 한다. <우리들의 시편>은 예측지도, 예감치도 못했던 인생의 구덩이에 빠진 이들에게 우리 삶의 다양한 주제들로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고통의 끝에서 피어나는 우리들의 노래
1. 그를 두고 오는 길
2. 내 동생 랑랑
3. 6월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들의 시편> 시리즈는 계속 출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