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순전한 기독교》에 대한 분석들이 있었지만,
이 책만큼 포괄적이고 진지한 분석은 보지 못했다.”
_마이클 워드(옥스퍼드대학 영문학 교수)
이 책에는 ‘전기’에 나올 법한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차이가 있다면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책이라는 것뿐. 책을 읽고 변화된 사람들, 책이 끼친 광범위한 파장, 팬이 되어 두고두고 선전하는 사람들, 한사코 싫어하는 사람들까지. 이 책은 《순전한 기독교》에 얽힌 사연으로 가득하다. 한 세대를 넘어 단순히 살아남을 뿐 아니라 더한 활력으로 확장되어 가는 《순전한 기독교》의 생명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꼼꼼한 자료 분석과 인터뷰 기록, 풍성한 에피소드와 함께 만나 본다.
한 권의 책, 그 ‘공적인 삶’에 대하여
“20세기 최고의 책 1위” 선정, 36개국 이상 번역 출간, 지난 10년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한국판〉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작품, 국내 통합 100쇄를 기록한 《순전한 기독교》는 출간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기독교 고전으로 불리며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독자들의 삶과 만나 새롭게 해석되고 논쟁을 일으키며 수백만 가지의 삶을 살아가는 이 책은, 여느 유명 인사들에게 따라오는 ‘공적인 삶’이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전기》는 그 공적인 삶에 대한 치밀한 기록이자 탁월한 연구서이다. 저자 조지 M. 마즈던은 C. S. 루이스라는 인물에 대해 조명하고, 루이스가 책을 집필할 때의 상황과 책을 쓴 목적 그리고 당시 예상독자를 살펴보며, 수십 년에 걸쳐 다양한 독자와 공동체에서 《순전한 기독교》가 어떻게 수용되었는지 밝힌다. 나아가 책이 지닌 한계로 작용하는 부정적 요소와 비판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결과적으로 이 책에 지속적인 생명력을 부여하는 특성이 무엇인지 섬세하게 논한다.
《순전한 기독교》의 속살을 들여다보다
《순전한 기독교》는 원래 책으로 기획된 저작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주목할 만하다. 루이스는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한 암울한 시기에 BBC 방송국의 요청으로 네 세트로 구성된 라디오 방송을 했고, 그 강연 원고를 편집하여 소책자 세 권으로 출간했다. 그러다가 1952년에 소책자 세 권을 《순전한 기독교》라는 제목으로 한데 묶어 출간했다. 이전 책들을 재가공한 터라 《순전한 기독교》가 나왔을 때는 대대적인 광고도, 서평도 없었지만 이렇듯 소박하게 출발한 책은 수십 년에 걸쳐 놀라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 책은 《순전한 기독교》의 명(明)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오히려 로마가톨릭, 정교회, 주류 개신교, 복음주의, 오순절 등 각 교파에서 루이스의 논증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했는지, ‘여자와 성’, ‘삼중딜레마’에 대한 루이스의 견해가 어떤 논란을 불러일으켰는지 등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일방적인 찬사가 아닌 객관적이면서도 우직한 평가가 《순전한 기독교》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루이스 팬들이 기다리던 루이스 뒷이야기
이 책의 번역가이자 루이스의 열렬한 팬인 홍종락 역자는 “루이스 전문가들의 강연이나 인터뷰나 모임을 수없이 쫓아다녀도 이 책에 담긴 내용의 극히 일부분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루이스 관련 책을 모조리 섭렵한 팬들조차 생생한 에피소드가 가득 담긴 이 책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루이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가령, 재치 있는 입담의 소유자 루이스가 수학적 둔감함으로 BBC 방송 관계자들을 얼마나 애먹였는지, 인기 있는 강사였던 루이스가 옥스퍼드 동료들에게는 어떤 미움을 받았는지, 《순전한 기독교》의 성공 이후 기독교 변증가로서 루이스의 영혼이 어떻게 쇠약해졌는지 등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당시 언론 기사들과 서평,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한 루이스의 면모를 이 한 권의 책에서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루이스와 《순전한 기독교》와 관련된 ‘종합 선물세트’라 할 수 있으며, 루이스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