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성장통을 겪는 십대들에게
눈에 보이는 뻔한 정답 대신 정직한 해답을 주는
선생님의 속 깊은 편지
1. 지수의 편지: 내 고민 들어 줄 사람, 어디 없나요?
“저는 공부 빼놓고는 다 잘해요,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학급 행사에도 적극적이에요. 교회생활도 매우 열심히 해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다 소용이 없어요. 성적표만 받으면 제가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고, 저 같은 아이가 커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하죠?”
학교에서든 교회에서든 가정에서든 공부 잘하고 말썽 안 피우고 딴 생각 안 하는 ‘우등생’이 되길 강요받는 대한민국 십대들의 현실. 이 한복판에 서 있는 고등학생 지수는 십대들이 느끼는 고민을 풀 곳을 찾다가 기독교사들의 연합모인 ‘좋은교사운동’에 메일을 보낸다.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 교회학교 선생님들 모두 공부하라는 이야기만 하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 주지 않는 어른들 속에서 지수는 좋은교사운동 선생님은 다를 거라는 기대감으로 편지를 보낸 것이다. 지수의 편지를 받은 좋은교사운동 대표 정병오는 십대들의 아픔과 고민이 잘 녹아 있는 편지를 보며 20여 년 동안 교사로서 아이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함께 웃고 울던 시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지수의 편지에 답장을 쓰면서 그 고민에 동참하는 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2. 지수의 편지: 청소년이 던지는 ‘리얼’ 질문 21가지
이 책은 지수가 보낸 편지와 그에 대해 교사이자 좋은교사운동 대표인 정병오가 답장을 보낸 편지를 엮은 것으로, (1부)공부, (2부)인간관계, (3부)정체성으로 나뉘어 있다. 자신만의 적성을 찾고 꿈을 키워가고 싶지만 늘 성적 앞에서 쪼그라들고 정신없이 경쟁 위주의 교육에 휩쓸려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의 고민들(1부),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인격적 약점과 허물을 대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고,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들(2부), 내가 누구인지 나를 찾고 싶은 나이의 청소년들이 갖는 ‘정체성’에 관한 고민들(3부)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입시에 찌들고 성적에 민감한 우리나라 청소년들, 특히나 신앙과 공부에 대한 이중의 부담으로 그 고민의 깊이가 더 클 수밖에 없는 크리스천 청소년 지수가 던지는 ‘리얼’ 질문 21가지와 그에 대한 선생님의 진지한 대답은, 청소년들에게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겪는 십대들의 아픔을 엿보고 어떻게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도와주며, 청소년을 지도하는 어른들에게는 십대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3. 선생님의 편지: 눈에 보이는 ‘뻔한 정답’ 대신 ‘정직한 해답’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청소년들의 하소연. 그렇다면 그동안 어른들은 무엇을 했을까? 사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 주기 싫었던 게 아니라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정직한 해답을 말하길 두려워서 말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고민하지 말고, 그럴 시간 있으면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 대학만 가면 다 해결돼!”라며 아이들과 어른들 스스로를 속였던 건 아닐까?
이 책에는 정병오의 ‘정직한 해답’이 가득하다. 그는 아이들에게 ‘뻔한 정답’이 아닌 ‘정직한 해답’을 주려 노력한다. 그가 정의하는 뻔한 정답이란 아이들을 어리게 보고 그 어린 수준에 맞게 상황을 피해 가게 하는 것인 반면, 정직한 해답은 아이가 10년 후에 일기를 보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진리를 담되, 아이들의 이해 수준에 맞게 쉽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를 잘해야 하냐고, 공부 잘하면 잘 사냐고 따지듯 묻는 지수에게 그는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솔직한 대답을 내놓는다. 공부만 잘하면 돈, 명예, 권력을 얻는다는 세상의 이치에도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대답한다.
이런 그도 사실 처음부터 아이들의 고민에 진지한 답을 궁리했던 건 아니었다. 남자 중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모둠일기 쓰기를 하면서 아이들의 진심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 시대 모순의 중심지가 학교와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시대 모순의 핵심으로 자신을 보내달라’는 대학 시절의 기도가 생각나,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게 되었다.
이 책에는 그렇게 청소년의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며 그들의 고민에 정직한 해답을 주려는 선생님의 편지가 있다. ‘닥치고 공부’, ‘스펙으로서의 공부’가 아니라 ‘소명’을 찾길 원하며 그들의 고민을 끌어안고 답을 구해 가는 선생님의 편지는, 우리가 청소년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치부하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했는지, 진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해보았는지 반성하게 한다. 결국 어른들은 아이들의 고민을 외면하거나 묵살하지 않고, 진지한 고민에 귀 기울이며 솔직한 대답을 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
4. 선생님의 편지: 나는 과연 크리스천 교사, 크리스천 부모인가?
크리스천 교사나 크리스천 부모 가운데 우리 시대의 거짓된 교육 신화에 떳떳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른 교사와 똑같이 아이들을 성적으로 차별하고 1등을 강요하는 크리스천 교사, 주일에 교회 가기보다 학교 가서 공부하기를 기대하는 크리스천 부모, “공부 잘해야 대우받고 편하게 산다”며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우등생이 되길 부추기는 교회학교 교사……. 크리스천 어른들 역시 성경보다 세상의 통념과 거짓 교육으로 청소년들의 사고와 행동을 묶어두려 한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공부하라”는 말이나 “비전을 가지라”는 말이 정말 무슨 의미인지 설명해 주지 못했다. 저자는 클라크(Willam S. Clark) 목사의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연설문을 인용하며, 욕심이나 명성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라 어렵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돌아보며 그 가운데 나를 향한 비전을 발견해 나가도록 돕는다.
친구가 경쟁자가 되어야 하는 현실, 성적으로 학생을 판단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크리스천 학생에게 어떤 비전을 주고 꿈을 심어 주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크리스천 교사와 부모들에게 저자는 확고히 말한다. 힘들고 고통당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 진짜 비전이라고.
개인의 인생이 편해지기 위해 즉,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유명해지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바른 목표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인생의 가치관을 정립할 시기인 청소년들에게는 바른 삶의 목표를 주며,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아이들을 양육해온 크리스천 교사와 부모들에게는 세상의 문화와 가치관에 젖어 있던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울 수 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