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Cart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eBook]아름다운 교회길

8,000

전정희, 곽경근
2014.3.20
전자책

카테고리:

eBOOK 카테고리는 홍성사에서 주문하실 수 없습니다.

구매사이트 가기

올레길, 둘레길보다 좋은 순례길

국민일보 선정 ‘아름다운 교회길’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 건축 및 교회사적 의미가 있는 교회,
지역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설교 문화를 살찌운 교회,
자연이 아름다운 교회 등을 대상으로 스무 교회 선정!

왜 ‘아름다운 교회길’인가?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교회 스무 곳을 찾아 국민일보 전정희 선임기자가 취재하고, 곽경근 선임기자가 사진으로 담았다. 위로는 강원도 철원 장흥교회에서, 아래로는 제주 남단 모슬포교회까지 저마다의 사연과 세월, 그리고 이야기와 시간을 이어 온 사람들의 공간을 소개한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지만 전원교회 같은 부암동 삼애교회나 추풍령 고갯길에 그림같이 지어진 단해교회 등을 찾아가는 길은 참으로 운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교회길》에서 소개하는 교회길은 그저 풍광이 아름다운 여정이 아니다.
구한말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고, 일제 치하를 살고, 해방이 되고, 한국전쟁을 거치고, 크고 작은 현대사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이어 온 교회길이다. 신앙의 선배들이 기도로 이어 온 길이다. 또한 그 길은 두고두고 우리가 찾아볼 만한 아름다운 순례길이다.
걷기 열풍을 몰고 온 제주 올레길을 비롯해 북한산 둘레길 등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을 위해 속속 조성되는 이런저런 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상에서 누리지 못하는 자연이 있고 휴식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서 소개하는 교회길은 자연과 쉼은 물론, 이야기가 있고 사람이 있어 아름다운 길이다.

그들이 있어 아름다운 교회들
‘아름다운 교회길’ 첫 선정 예배는 경북 안동의 일직교회에서 드려졌다. 일직교회는 ‘성자가 된 종지기’로 알려진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마지막 순간까지 섬긴 교회로, 교회는 결핵 등의 지병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그에게 교회 문간방을 내주며 그를 끌어안았다.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으로 문단에서 이름난 권정생이 진정으로 불리기 원했던 호칭은 ‘경수 집사’, ‘종지기 권정생’이었음을 한국 교계는 잘 모른다(경수는 권정생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국민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된 교회 18곳 외에 부산 중부교회와 제주 모슬포교회가 책에 담겼다. 중부교회는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영화 <변호인> 속 인물들이 한번쯤 지나쳤을 법한 교회다.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 위치한 교회는 부산의 예언자적 양심을 대변하는, 부산 기독교 민주화운동의 중심이었다. 일명 ‘부림 사건’에 연루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중부교회 출신 청년들이었다. 당시 공안 당국이 저들이 모여 읽고 정부 전복을 꾀했다고 주장했던 불온서적들은 보수동 헌책방에서 누구나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걸어갈 교회길
2010년 시작된 취재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예수 구원과 부활의 신앙을 지키며 천천히 걸어 온 선한 이웃들의 이야기는 전국 각지에 드러나지 않게 이어져 왔기에 시간과 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차를 두고 한참을 걸어 들어가야 하기도 했고, 때로는 물어물어 교회의 역사를 되짚어야 했지만 힘이 들기보다 용기를 얻었다. 화려한 도시 이편 웅장한 교회들이 잃은 소금의 맛을 도시 저편 낮고 초라한 교회들이 지키면서 우리 영혼을 살찌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사료를 뒤져 보고,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을 끄집어내면서 발로 기록한 스무 교회의 기록은 저자의 오랜 동료인 곽경근 사진기자의 시원스러운 사진으로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교회와 마을, 사람과 이야기의 공존을 한 컷의 사진으로 잘 드러낸 그는 교회 근처에 해당 교회의 교인이 운영하는 식당 위주로 추천할 만한 맛집 소개도 보탰다.
그저 어딘가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교회’가 아닌, 한번쯤 찾아가 볼 만한 ‘아름다운 교회길’로 스무 곳의 교회를 소개함은 이야기가 있는 교회를 찾고, 기억할 때에 이 책이 제 빛을 낼 것임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교회길》이 바른 길, 좁은 길을 걸어 나가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 순례의 나침반이 될 때, 그 자리에 또 하나의 교회길이 나고 그 길을 따라 이야기가 또 이어질 것이다.

저자

전정희
국민일보 대중문화팀 선임기자.
국민일보 종교부장, 종교기획부장, 문화부장, 인터넷뉴스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그림으로 보는 인문지리학 공간+너머’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저서로 《아름다운 전원교회》《TV에 반하다》와 공저 《민족주의자의 죽음》《일본의 힘, 교육에서 나온다》 등이 있다.

곽경근
국민일보 사진부 선임기자.
국민일보 사진부장을 역임했다. 환경생태 전문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금상 2회, 삼성언론상, 기독교언론대상,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등 수상. 사진 전시 ‘금강산’ 개인전. 공저로 《별난 사람》이 있다.

차례

머리말

중부 지역

삼애교회_서울 종로구
상처가 풍경 되다

강화중앙교회_인천 강화
외세와 박해를 꿋꿋이 견뎌 온 세월, 고스란히 반석이 되다

인아교회_인천 영종도
섬 교회 20년 상전벽해

상심리교회_경기 양평
남한강 물길 따라 뱃길 따라 말씀 이어진 복음 나루터

둔대케노시스교회_경기 군포
수리산 초록은 짙어 가는데 교회 111년 기억은 희미해져

단해교회_충북 영동
구름도 쉬고 바람도 자고 가는 고갯길, 영성이 내려앉다

오량교회_충남 부여
신앙의 꽃 활짝 핀 근대 백 년의 복음 동산

장흥교회_강원 철원
분단 현장 한가운데 아직 아물지 않은 고난의 상처

속초감리교회_강원 속초
동해 풍파와 현대사 격동 견뎌 온 ‘ 신앙의 등대’ 한 세기

남부 지역

일직교회_경북 안동
어스름 새벽녘, 몽실 언니도 종소리에 잠 깨었을까

내매교회_경북 영주
부활초가 종탑 아래 단아하게 자리했다

행곡교회_경북 울진
황금 들녘, 왕피천, 소나무 숲과 106년을 한자리에

양동교회_경북 경주
행여 보일세라, 양반 마을 한편으로 꼭꼭 숨어 버린 걸까?

가북교회_경남 거창
눈 덮인 지리산 자락, 역사의 상처를 보듬고

청암제일교회_경남 하동
지리산 자락마다 섬진강 구비마다 ‘ 축복 만개’

중부교회_부산 중구
영화 〈변호인〉의 인물들 낳은 책방 골목 교회

갈계교회_전북 남원
지리산 두메산골 십자가 5월 밤하늘에 빛나다

함평읍교회_전남 함평
자운영 보랏빛이 지천인 곳, 예수 시대 성읍이 이랬을까?

광암교회_전남 나주
굽이굽이 영산강이 안고 너른 더뱅이 들녘이 품다

모슬포교회_제주 서귀포
그 푸른 남쪽 바다, 하얀 교회당

책속에서

오늘날, 화려한 도시 이편 웅장한 교회가 소금의 맛을 잃어 가 세상 사람들의 지탄을 받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금도 도시 저편 낮고 초라한 많은 교회가 초대교회 소금 맛으로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직교회를 비롯해 여기 기록한 스무 교회는 천천히 걸으며 예수 구원과 부활의 신앙을 지켜 온 사례입니다. 혹여라도 이 교회들이 등수를 매기듯 대표성을 갖는다고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위로는 강원도 철원 장흥교회에서, 아래로는 제주 남단 모슬포교회까지 지역별로 한두 군데를 담았습니다.
_9-10쪽, 머리말 ‘멀리 예배당이 보였다’에서

어느 시인은 벽돌 건물에 반해 그 벽돌 하나를 빼어 베개 삼아 자고 싶다고 노래했다. 또 건축가 고 김수근은 “나는 벽돌이 지니는 따뜻함을 사랑한다. 벽돌은 한 장 한 장 손으로 쌓아야만 하고 이것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라고 했다.
아기자기한 초기 벽돌교회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강화중앙교회. 현대 교회건축의 화려한 맛은 없지만 그들의 신앙만큼이나 우직하며 따스하다.
_34쪽 ‘강화중앙교회-외세와 박해를 꿋꿋이 견뎌 온 세월, 고스란히 반석이 되다’에서

신도시 산본이 속한 군포시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특성을 그대로 안고 있다. 콘크리트와 간판, 박제처럼 정돈된 거리 풍경. 하지만 둔대교회(약칭)는 어느 먼 시골 교회와 다를 것이 없다. 교회는 수리산과 반월호수를 앞뒤로 한 배산임수 지세에 자리한다. 교회 앞마을은 번잡한 식당촌이 되어 가나 교회만은 옛 예배당과 종탑 등을 어렵사리 보존해 오고 있다. (중략)
교회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의 무대인 안산시 본오3동 샘골교회의 자매교회쯤 된다. 1930년대 초 농촌계몽운동가 최용신은 샘골교회에 학교를 세운다. 이때 최용신은 둔대교회 설립자 박경춘의 아들 용덕을 설득해 3,477제곱미터(1,052평)의 땅을 기증받았다. 박용덕은 당시 반월 지역 부호였다. 두 교회와의 거리는 직선 4킬로미터 정도다. 최용신과 샘골교회는 그 땅에 13칸짜리건물을 지어 강습소 겸 예배당으로 활용했다. _72-73쪽 ‘둔대케노시스교회-수리산 초록은 짙어 가는데 교회 111년 기억은 희미해져’에서

기행은 동구(洞口) 조산정부터 시작됐다. 동행한 일직교회 이창식 목사가 노인들에게 경북 북부 특유의 ‘~니껴’ 사투리로 인사를 했다. 이 목사가 조산정 촌로들에게 “경수 집사도 있었으면 좋았을낀데요”라고 하자 조산정 정자 마루에 앉아 당신들끼리 한담을 나누던 한 노인이 “여부 있나” 하고 답했다.
이들이 말하는 경수 집사는 일직교회 종지기로 삶으로 마친 아동문학가 권정생을 말한다. 권정생은 《강아지똥》, 《몽실 언니》등을 낸 한국 문단의 대표적 아동문학가다. 그런 그가 진정으로 불리기 원했던 호칭은 ‘경수 집사’, ‘종지기 권정생’이었다는 것을 한국 교계는 잘 모른다. 경수는 권정생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경수 집사는 1967년부터 16년간 일직교회 종지기로 살며 교회가 있는 조탑마을을 벗어나지 않았다. 종지기로서 매일 새벽 4시와 오후 6시, 하루 두 번 종 치는 영광을 소홀히 하기 싫어서였다.
_144-145쪽 ‘일직교회-어스름 새벽녘, 몽실 언니도 종소리에 잠 깨었을까’에서

중부교회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시대적 소명에 앞장서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시대 상황과 무관치 않다. 1972년 10월 유신헌법이 발효되고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중부교회 청년들을 비롯한 부산의 의식 있는 청년들은 중부교회에 모여 사회와 역사에 대한 책무를 놓고 기도했고, 예수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는 응답을 받았다. 부산 교계의 보수적인 풍토에서 중부교회 청년과 목회자들의 광야의 소리는 비록 작았으나 그 파장만은 실로 컸다. 부산 민주화운동의 발원지가 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이다.
_239-240쪽, 중부교회-영화 〈변호인〉의 인물들 낳은 책방 골목 교회

저자 인터뷰

[저자 인터뷰] 그 길에 아름다운 이들이 있었습니다

Q. 《아름다운 교회길》에 어떤 교회들을 소개하셨나요?
A. 묵상하기 좋은 교회들입니다. 이들 교회는 우리 마을 한쪽에 고즈넉하게 자리해 지역공동체 안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왔고요, 세태가 변하고 땅과 산이 뒤집어져 상전벽해가 됐어도 늘 그 자리에 그렇게 마을을 굽어보며 늙은 소나무가 되어 주었지요. 때문에 가정과 같은 편안함을 주는 곳이고요.
책에 소개된 교회들은 교회 성장의 비법이 있다거나, 유명한 목사님이 계시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교회 명칭만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곳도 아니고요. 교회라는 곳이 건물을 말하는 것이라기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보니 ‘교회당’이 웅장하거나 아름답다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Q ‘아름다운 교회’가 아니라 ‘아름다운 교회길’이라고 하신 까닭이 있나요?
A. 건축 개념의 아름다운 교회를 찾자면 참 많습니다. 소위 랜드마크가 되는 ‘교회’를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데 그 우뚝한 교회가 마을을, 세상을 안지 못한다면, 그래서 사람들이 교회 가는 길을 잘 모른다고 한다면, 결코 예수님의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교회가 아니라 ‘교회길’에 주목했습니다. 소개한 교회들은 무엇보다 그 지역 사회와 마을 사람들이 ‘우리 동네 교회’라며 일러 주는 곳입니다. 또 교회 가는 길가엔 “호산나!”를 외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길에는 서점, 신발가게, 은행, 야채가게, 국밥집, 우체국, 빵집 등이 이웃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 시대 성읍 풍경 같습니다. 그러한 길은 아무리 걸어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올레길과 둘레길을 걷는 느낌도 좋을 겁니다만 예수와 교회길을 함께하니 더욱 좋지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A. 동요 ‘산속의 토끼야’와 ‘얼룩송아지’가 그렇게 슬픈 노래인지 몰랐습니다. 어버이주일 군포 둔대케노시스교회에서 예배드리는데 목사님께서 두 곡을 부르자고 해서 다 같이 불렀습니다.
“~겨울이 되어도 걱정이 없단다/ 엄마 아빠가 모아 논/ 맛있는 먹이가 얼마든지 있단다”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대부분의 교인이 울었습니다. 저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경북 영주 내매교회에 갔을 때는 부활주일이었습니다. 백여 년 역사의 교회입니다. 여느 시골교회처럼 나이 든 권사님 등이 어렵게 지키고 계시죠. 예배를 보면서 예배 실황을 기독교 방송에서 생중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몇 안 되는 성소에도 임재하시거든요. 그런데 교회가 영주댐 건설로 곧 수몰됩니다. 교회 앞 금빛 모래를 더는 볼 수가 없게 되는 거지요. 안타까웠습니다.

Q. 소개한 교회길 가운데 이 계절에 들러 보면 좋을 여정을 하나 소개해 주세요.
A. 경남 하동군 청암제일교회입니다. 교회당은 허름하나 교회당을 품고 있는 자연은 한마디로 축복입니다. 벚꽃 피는 봄이면 교회 앞 저수지길 2킬로미터 빙 둘러 만화방창입니다. 교회 마당에 갖가지 꽃들이 4월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교회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가 교회 위쪽으로 있는데 폐교를 살린 공간입니다. 지리산 자락 분교가 향수를 자극합니다.

Q.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A. 이 책이 신앙공동체의 공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대도시의 큰 교회에서 성도들끼리 어울리는 교회 안 ‘카페테리아’ 같은 공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큰 교회도 필요하고, 작은 교회도 필요합니다. 다만 교회는 건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세상 속에서 서로를 섬기고 이웃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곳이 교회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인문지리학적・문화지리학적인 시각으로 교회를 보려고 노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