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 가족의 무한도전!
● 가슴 뭉클한 철인3종경기 도전기로 전 국민을 감동시킨 ‘은총이 아빠’
● 아빠는 런닝맨, 엄마는 엄당당 대표, 은총이는 철인 레이서
● ‘붉은 천사’ 은총이 가족의 희망 일기
● MBC 보도제작국장 서태경, 영화감독 손재혁, 가수 션, 《지선아 사랑해》 저자 이지선 추천
희귀난치병 세 가지와 불치병 여섯 가지를 지니고 태어난 은총이
2003년 가을,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인 부부에게 소중한 아들 은총이가 태어났다. 아기를 처음 본 아빠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엄마는 아기에게 별 일이 있으랴 싶었다. 하지만 은총이는 외모부터 달랐다. 얼굴과 온몸이 검붉은 혈관종으로 뒤덮이고 한쪽 다리는 비대칭으로 굵었다. 의사는 스터지-웨버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내렸다. 뇌혈관 기형으로 얼굴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경기를 동반하며 뇌가 서서히 위축되어 석회화되는, 즉 뇌가 돌처럼 굳어가는 병이다.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붉게 보여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은총이를 화상 환자로 오해한다. 게다가 녹내장을 앓고 있어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이 외에도 완치가 불가능한 여러 합병증 때문에 아이는 ‘1년밖에 살 수 없다’는 절망적인 선고를 받는다.
절망과 고통 중에 도전한 철인3종경기
생후 3개월부터 심한 경기를 하며 중환자실을 드나든 은총이는 오른쪽 뇌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말도 못 하고, 걸음걸이도 불편하다.
위험한 수술을 여러 차례 받는 동안 은총이 아빠는 감당하기 힘든 병원비로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엄마는 아이의 생명을 지키는 돌보미로만 생활해 왔다. 보건가족복지부에서 의료보호를 받도록 고시한 희귀난치병 목록에 없는 병을 앓는 아들을 비롯한 여러 아픈 아이들을 위해 아빠는 국토대장정에 나섰고, 이후 극한의 한계에 도전하기로 한다. 바로 은총이와 함께 철인3종경기에 참가하여 완주하는 것이다. 무모한 도전일지 몰라도 100킬로그램이 넘는 몸으로 운동을 거의 해본 적 없는 은총이 아빠는 아들을 위해 수영을 배우고 자전거를 타며 달리기 연습을 시작했다. 은총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고, 여느 아이들과 똑같은 시선으로 아들을 봐달라는 소망으로 철인 아빠가 되기로 한 것이다.
2010년 가을, 은총이 부자는 첫 철인3종경기에 도전했다. 은총이를 고무보트에 태우고 자기 허리에 끈으로 묶어 수영을 하고, 트레일러에 태워 자전거를 타고, 휠체어를 밀면서 은총이 아빠는 철인3종경기를 완주해 냈다. MBC <시사매거진2580>이 감동적인 부성애가 녹아 있는 ‘은총이 아빠의 도전’을 찍었다(2010년 10월 17일 방영). 많은 시청자들이 은총이 부자의 영화 같은 장면에 감동받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절망의 한복판에서 희망을 보았다. 아픈 아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은총이 아빠는 수영 1.5킬로미터, 사이클 40킬로미터, 마라톤 10킬로미터의 한강철인3종경기, 목포철인3종경기, 통영철인3종경기 외에도 새만금마라톤, 동아마라톤, 중앙마라톤, 거북이마라톤, 국제평화마라톤, 익산보석마라톤, 경주마라톤 등 많은 대회를 아들과 완주했다. 은총이 부자의 레이스는 메마른 삶 가운데 절망하는 이들에게 생명력과 감동을 불어 넣었다.
은총이 가족의 소원
생후 1년밖에 못 산다던 은총이는 올해 열 살이 된다.
경기를 하지 않고 숨 쉬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던 아이는 혼자 힘으로 세 걸음을 걸었고, 어린이집과 특수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평범한 성장 과정이지만 은총이에게는 기적과 다름없다. 대한민국에서 의료보호에 들지 않는 희귀병 아이를 키우기란 고달픈 투쟁이다. 2007년 스터지-웨버 증후군은 희귀난치병 목록에 포함되었지만, 여러 차례 받아야 하는 얼굴 수술은 계속 막대한 병원비가 든다. 그래도 은총이 부모는 “천사를 키우고 있다”고 고백한다. 은총이 때문에 작고 당연한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됐고, 절망 중에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약자의 설움을 알았고, 은총이와 같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복지관 건립을 꿈꾸게 되었다.
평범한 삶이 소원이던 이 부부에게 은총이는 평범하지 않은 선물이지만, 어떤 선물보다도 큰 기쁨과 놀라운 감동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는 가정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이겨내도록 용기를 주는 ‘붉은 천사’ 은총이를 만나보자. 건강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족의 의미와 대한민국 아버지의 용기를 이 책 《우리 은총이》에서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은총이의 희귀병
* 스터지-웨버 증후군(Sturge-Weber Syndrome)
뇌혈관 기형으로, 얼굴에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경기를 동반하며 뇌가 서서히 위축되며 석회화되는, 즉 뇌가 돌처럼 굳어가는 희귀병이다. 아직 원인 규명이나 치료법이 없다. 얼굴 부위의 혈관종으로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이보다 더 위험한 것은 뇌의 석회화로 찾아오는 경련과 발작, 신경 마비다. 환자 90% 이상에게 경련 발작이 찾아오며, 경련이 오면 항경련제를 투여하고 마비가 오면 재활의학과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등 그때그때 증세를 완화하는 수밖에 없다.
은총이는 스터지-웨버 증후군 때문에 오른쪽 뇌가 없다. 뇌 한쪽 부분에서 기찻길 모양으로 돌처럼 굳어 가기 때문에 양쪽 뇌가 심한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 혼란이 경기 혹은 발작이라고 한다. 스터지-웨버 증후군에 따른 합병증으로 은총이 얼굴 전체에는 검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이를 ‘화염상 모반’이라 부른다. 혈관 기형이라고도 하며, 아기가 태중에서 피부와 혈관이 자랄 때 기형적으로 혈관들이 많이 생겨나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붉게 보이는 현상이다.
* 좌측 편마비
오른쪽 뇌가 없는 은총이는 왼쪽 손과 발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했는데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과 꾸준히 받아 온 재활치료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고, 평생 치료를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Klippel-Trenaunay-Weber syndrome)
이 병은 포트-와인 반점(피부의 모세 혈관 기형), 연부 조직이나 뼈의 비대, 정맥계 기형 그리고 림프계 이상 등의 증세를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비대칭적 사지 비대가 있다. 팔과 다리 등이 짝을 이루지 않고 한 쪽의 사지만 비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팔보다 다리에서 3배 더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은 변조가 심하여 때로는 두 개의 사지가 커지거나, 엉덩이, 체간의 일부가 커지기도 한다. 비대는 연부 조직만이 아니라 뼈도 같이 커진다.
은총이의 경우는 오른쪽 다리가 정상적인 왼쪽 다리보다 굵고 길다. 현재 길이 차이는 크게 나지 않지만 굵기의 차이는 확연하다. 굵어지는 다리가 걱정스럽지만 의사는 그저 지켜보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의 합병증으로는 혈관종이 있다. 스터지-웨버 증후군이 있는 환아들은 얼굴에만 혈관종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은총이의 경우는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 때문에 온몸이 혈관종으로 덮여 있다.
* 언어 문제
언어를 담당하는 것은 왼쪽 뇌인데도 은총이는 말을 하지 못한다. 의료진은 어렸을 때 경기를 심하게 하여 언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 그 외의 합병증
이 밖에도 융모, 오타모반 증후군, 왼쪽 다리의 무너진 아치 등 고치기 어려운 병들이 있는 은총이는 이상한 행동이나 정신지체 그리고 심한 학습장애도 겪을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