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의 공격에도 튼튼한 회복탄력 라이프스타일
이제는 새로운 패턴으로 살 때다!
유쾌한 ‘미치광이 농부’ 조엘 샐러틴 신작
친환경 농장에서 엿본 미래
베스트셀러 《잡식동물의 딜레마》와 명작 다큐멘터리 〈Food Inc.〉에 등장해 스타가 된 농부 조엘 샐러틴의 농장에는 바이러스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동물들이 있다. 마스크, 주사기, 항생제 없이도 면역력으로 거뜬히 이겨낸다. 비위생적이라고? 세균검사 결과, 조엘의 농장 닭이 염소처리된 닭보다 25배 깨끗했다. 심지어 이 동물들은 스스로 농장 일을 한다. 퇴비 만드는 게 취미인 돼지, 발효탱크 소, 벌레 배양액 만드는 토끼, 음식쓰레기 전담 닭! 동물들은 각자의 본능에 충실하고, 사람은 동물들을 잘 조율해 주기만 하면 된다. 에너지는 태양과 땅에서 얻고, 공장과 중장비 기계 없이도 자연의 순환 속에서 풍요를 누린다. 농장동물은 단순히 안심이나 갈비 고기가 아니라 함께 지구를 회복하는 동업자이며, 서로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돼지다운 돼지》는 인간의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라이프스타일에도 면역력이 있다?
농장의 미학, 대안적 삶의 지혜
현대인의 삶은 복잡한 시스템 속에 끼어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이 고장 나면 사회 전체가 마비되기에 이른다. 조엘은 산업형 시스템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농장의 실천사례를 보여 준다. 생존이 보장되는 자급자족 가족농장을 꾸리며 가까운 이웃과 지역식품을 나눈다. 자연에 감사하고 이웃과 더불어 기뻐하며 매일을 보낸다. 우리는 어떤가. 끼니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지 노심초사하는 생활이 정상일까? 늘 서로를 의심하며 공포에 떠는 삶이 좋은 삶일까? 조엘은 기독교인으로서 공장식 사육과 대형마트 위주의 식품문화에 일조한 미국 주류 기독교인을 비판하며, 일상생활에서 기독교의 가치를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차별 대신 포용, 단절 대신 관계, 두려움 대신 믿음 등 19가지 가치를 실천하는 농장 이야기는 농장을 넘어 현대사회의 대안을 꿈꾸게 한다.
친구 같은 조엘의 이야기
유기적인 관계망으로의 초대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조엘이라는 사람을 보여 준다는 데 있다. 우리는 십수 년 전부터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지구가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들어 왔다. 하지만 환경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문제로 와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조엘은 조금 다르게 접근한다. 학문적으로만 분석하거나 정의구현을 위해 구호만 외치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과 삶을 고백한다. 조엘에게 동물과 자연, 이웃, 신은 모두 자신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존재이며, 생명의 경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공장식 축산과 식품산업은 곧 조엘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문제이다. 독자는 문제의 조각들에 주목하기보다 생태계를 자신과 하나로 바라보는 조엘의 시선과 삶에 공감한다. 친구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조엘의 이야기는 생태계의 유기적인 관계망 안으로 독자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