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개신교의 존재 양식과 본질에 비추어
한국 개신교의 현주소를 가늠하다
⟨한국 개신교 사상사⟩ 총서는 140여 년을 지나온 한국 개신교가 ‘수용-학습-재생산’의 과정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를 질문하며, 말의 ‘오염’을 넘어 참된 신앙 언어를 회복하고 오늘의 교회에 필요한 자기 쇄신을 촉구하는 사상사적 성찰이다. 관념적 논의가 아닌, 실존적 신앙을 토대로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변증하고자 한국의 역사적 현실 가운데 스스로 살아낸 신앙의 실험을 한 사람, 김교신이 씨름해 온 문제들을 통해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재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저자는 김교신이 제기한 말의 ‘오염’과 관련된 중요한 개신교 키워드 12개를 선정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고유의 의미 내용을 갖는 이러한 말들의 유통에 대해 김교신이 조선 개신교의 ‘오염’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어떠한 것이었으며, 이를 시정하고자 제시한 내용은 무엇인지 그의 대표적인 글들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3권 ⟪경계에 선 신앙⟫에서는 ‘전쟁, 토착화, 여성, 공산주의’라는 4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 땅에서 복음의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신앙적 책임을 이해한다.
이 땅에서 복음의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신앙적 책임은 무엇인가
김교신은 1931년 만주사변을 시작으로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지는 15년 전쟁을 인생 후반부에 겪었다. 그는 전쟁에 대해 ‘인간의 피를 먹는 야수’이며 평화를 수립하는 전쟁은 있을 수 없다며 절대 비전평화주의를 주장하였다. ‘복음과 예언의 공속성’(2권 ⟪공적 신앙의 윤리⟫ 참고)을 주장하는 그가 전쟁에 대해 숙고하고 행동하는 것은 중요한 신앙적 실천 행위의 하나였다. 이 책은 이러한 김교신의 비전평화론을 이해함에 있어 그 정신의 근간이 되었던 우치무라의 전쟁에 대한 비판적 성찰들을 제시한다. 이어 전쟁의 역사 속에서 전개된 일본 개신교의 행보가 약자의 자존을 보호하는 기독교 정신으로 살아 내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 준다. 이에 저자는 총서에서 거듭 강조했던 기독교의 정신, 즉 약한 자, 어린 자, 가난한 자의 슬픔, 그럼에도 힘차게 살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과 소통하려는 지향성을 잃어버릴 때 ‘힘’을 숭배하는 우상숭배의 종교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도출해 낸다. 계속해서 한국 개신교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을 고찰한다. 결론적으로 한국 개신교회의 전쟁 인식 및 대응에서는 정의로운 전쟁 담론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이데올로기적 선악 이원론의 성전론(聖戰論)을 특징으로 보았다. 여전히 냉전 시대의 낡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전쟁과 폭력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부추기고 있음을 드러내며, 이 땅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어떠한 정치적 이성과 전략이 필요한지 신앙적 책임을 갖고 응답해야 함을 과제로 꼽았다.
이어 저자는 서구로부터 수용된 기독교가 한국인의 토양에 뿌리 내리는 ‘토착화’과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의 전통 사상과 기독교가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관계를 맺어 가며 한국인의 사상을 변화‧발전시켜 갈 것인가 등을 알아본다. 또한 여성 독립 운동가 김마리아의 생애를 추적하며 과도기적 사회에서의 여성관을 살펴보고, 한국 개신교의 역사가 여성 해방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지금에 이르렀는지, 오늘에 주는 시사점을 모색해 본다.
